'일상'에 해당되는 글 60건

  1. 2009.06.02 천안문 사태 20주년
  2. 2009.06.02 6월
  3. 2009.05.31 High School Muscial 3(Senior Year) 4
  4. 2009.05.28 엄마 1
  5. 2009.05.17 술술술 1
  6. 2009.05.09 전주여행기(09.5.1~09.5.3.) 2
  7. 2009.05.09 전주여행기(09.5.1.~09.5.3.) 4
  8. 2009.05.09 전주여행기(09.5.1.~09.5.3.) 1
  9. 2009.05.04 오늘 같은 날씨엔...
  10. 2009.04.07 갑작스런 따스함에 몽롱했던 오후 3
일상2009. 6. 2. 20:43
 저번 주 타임지에 천안문 사태 당시 중국공산당 총서기였던 자오지양이 그 당시를 회고하면서 녹음한 테이프를 외국으로 반출하는데 성공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그리하여 이번에 출판된 책이 Prisoner of the State: The Secret Journal of Premier Zhao Ziyang 이다. 학생들의 시위에 대해 계엄선포하려는 당의 결정에 반대를 한 후에 모든 권력을 잃고 계속 집 안에 갇혀서 지내야만 했던 그였다. 천안문 사태 이후 20년이 지난 지금, 천안문은 중국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자오지양은 회고록에서 천안문 사태는 당의 잘못된 결정이었고, 미래를 위해서는 민주주의로 나아가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타임지 기사(Tiananmen Ghosts : The secret memoir of a fallen Chinese leader) 

그런데 중국인들은 과연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까? 중앙일보에 난 기사(천안문 사태?20년 전 일일뿐...)를 보면 "천안문 사태에 대해서는 뚜렷한 기억이 없다"거나 "먹고 살기 바쁜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 꺼내지도 않는다"라는 반응이 나온다. 작년 여름에 스탠포드에서 오신 Andrew Walder교수님은 중국에서 천안문 사태는 거의 있지도 않은 사건처럼 되어버렸다고 말씀하셨다. 심지어 중국근현대사를 공부하러 스탠포드로 유학온 중국학생이 천안문 사태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을 정도였다고 하시니...;;; 역사를 모르는 것이 얼마나 섬뜩한 일인지 그 순간 '확'하고 느낀 것 같다.

 천안문 사태에 대해 계속 생각하다 보니 월더 교수님이 그 때 내주신 과제 주제가 생각났다. '제 2의 천안문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가? 자신의 답에 대한 근거를 대시오.' 중국에 내재된 정치 사회적 요소들이 너무 많아서 사실 일어날 수도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통신매체 발달로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고, 빈부격차가 심해지면서 사회적 불만이 높아지고 있지만 또다른 한편으로는 경제성장 속에서 중국 청년층의 정치적 무관심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어느때보다도 강력해지고 있는 중국의 민족주의 풍조도 당의 집권력을 공고히 하는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중국 청년층의 정치적 무관심(또는 당에 대한 지지)은 기본적으로 경제성장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성장이 꺾이거나 감소하는 그 순간에는 돌변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을 것 같다. 또 급속도로 사회가 다원화되는 상황에서 일당독재를 유지하고자 하는 발상 자체가 기형적이어서 언젠가는 무너지고 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중국은 지금이라도 천안문 사태에 대해 공식적으로 대응하여 민주주의를 향한 걸음을 시작할 수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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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2009. 6. 2. 12:19
 6월이다. 정신 없거나 멍 때리거나 하면서 살다보니 달이 바뀌는 걸 잘 눈치채지 못하는 것 같다. 그냥 한 달의 며칠이 지난 후에야 '어, 00월이네?;'라고 느끼는 정도다. 그런데 6월은 좀 다른 느낌이다. 여기저기서 빠알간 장미가 피어 있다. 마음이 조금 꿈틀거린다.
 생각해보면 6월엔 뭔가 특별한 게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댈로웨이 부인은 6월의 어느 '완벽한' 하루를 살아간다. 작년 6월에는 서울 도심에서 촛불이 일렁거렸고, 1987년에는 6월 민주항쟁이 있었다. 중국은 올해로 1989년 6월에 일어난 천안문 사태 20주년을 맞았다. There's something about June과 같은 느낌이랄까ㅋ
 한 학기의 끝, 그리고 방학의 시작. 이번 여름에는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그리고 나는 어떤 선택을 하고 행동을 하게 될까. 조금은 힘이 빠지는 시기지만, 6월의 어느 완벽한 하루를 꿈꾸며 숨을 골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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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한 호기심에서 찾아본 6월 관련 말들ㅋ

"
And what is so rare as a day in June? Then, if ever, come perfect days." -James Russell Lowell-

"How sad it is! I shall grow old, and horrid, and dreadful. But this picture will remain always young. It will never be older than this particular day of June. . . . If it was only the other way! If it was I who were to be always young, and the picture that were to grow old! For this--for this--I would give everything! Yes, there is nothing in the whole world I would not give!” -Oscar Wilde-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에서 발췌된 듯?)

"To read a poem in January is as lovely as to go for a walk in June." -Jean-Paul Sar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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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2009. 5. 31. 18:57
과제와 다가오는 기말고사의 압박에서 요즘 낙으로 삼고 있는 것은 바로바로 하이스쿨 뮤지컬 3~ 매일매일 노래를 반복 시청해 주는 센스-_-;를 발휘하는 중이다. 내일 시험 하나 있는데도 하악거리면서 포스팅하는 나는 과연 무엇일까...고민을 잠깐 하지만 이내 다시 보면서 마음이 훈훈해지고 있다. 여기 나오는 노래 다 좋지만 그 중에서도 ㅈㅎ이와 꼽아본 결과 Can I have this dance, Right here right now, A night to remember를 베스트3으로 뽑았다.

Can I have this dance
사랑의 빔을 무한 쏟아내는 트로이와 가브리엘라여서 염장이지만 둘이 너무 잘 어울린다. 춤도 정말 예쁘게 잘 구성된 것 같다.

Right here, right now
하이스쿨 뮤지컬의 주인공인 트로이(잭 에프론)과 가브리엘라(바네사 허진스)  하이스쿨 뮤지컬 시리즈가 시작한 2005년부터 쭉 사랑을 키워온 너무 귀여운 커플인 것 같다. 몇 달 전에는 잭이 바네사에게 청혼해서 지금은 약혼한 사이(헐; 어린 나이에..)고 2010년에 결혼 예정이라고 한다.
올해 타임지가 뽑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한 명으로 뽑힌 잭, 그리고 2010년을 빛낼 여성스타로 맥심지에서 선정된 바네사. 아직 어리지만 왠지 헐리웃 파워 커플로 부상할 잠재력이 보인다. 스탠포드에 입학 허가를 받은 가브리엘라는 트로이와 1000마일이나 떨어져 있게 된다는 불안감에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고 싶다고 둘이 노래한다. 아주 그냥 서로 빠져들고 있다ㅠㅠㅋㅋ아 바네사 너무 이쁘다ㅠㅠ


A night to remember
이 노래는 prom(미국 고등학교에서 고3 때 학교에서 주최하는 파티로 남녀 모두 차려입고 그날 신나게 하루밤을 논다. 드레스 사는 것부터 해서 리무진 대여 등에 각별히 신경 쓰고 하나의 통과의례?로 볼 정도로 중요한 행사다.)을 준비하고 당일날을 묘사한 노래다. 재밌는 것은 프롬 준비하는 남자와 여자의 상반된 심정을 잘 나타냈다는 것. 남자들은 귀찮아 죽고 여자들은 완전 신났다ㅋㅋ 그래도 후반부에서는 다들 춤을 추면서 신나게 즐긴다. 이거 보고 있으면 기분 업업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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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2009. 5. 28. 01:38

"어서 가봐"
"응 갈게- 푹 쉬어"

1. 병원에 있는 동안 잔심부름하고 문병오는 분들 맞이하고 엄마와 수다 떨고 휴게실에서 잠깐씩 졸면서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니까 콧등이 너무 시큰시큰거린다. 생전 수업을 빼먹지 않던 내가 수업을 빠지자 웬 호들갑이냐면서 호통을 치는 씩씩한 우리 엄마지만, 오늘은 왠지 모르게 환자복이 많이 헐렁거리는 것만 같다.
 목에 흉터가 남게 되어서 속상하다고 엄마가 말했다. 여성스러움의 상징, 희고 가늘은 목. 그것까지 바라진 않더라도 요즘은 목주름 하나라도 없애려고 애쓰는 시대인데 우리 엄마는 어제 이후로 목에 흉터 하나를 지니게 되었다. 47세의 아줌마/주부가 아닌 여자로서의 엄마 마음이 절실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2. 다른 종류에 비해 예후가 정말 좋은 편이라서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감사하고는 있지만, 안 그래도 팔팔하지 않은 엄마가 매일 먹게 되는 갑상선 호르몬만으로 과연 버틸 수 있을지가 걱정된다. 아무래도 몸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것보다는 효과가 낮을텐데...

..성내천을 건너면서 바라본 달은 날카로워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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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2009. 5. 17. 13:49

1. 무언가를 함께 해낸 사람들과는 가족과 같은 결속력과 소속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물론 서로의 성격도 어느 정도 맞아야겠지만 함께 어떤 과제 또는 힘든 일을 하면 뿌듯함과 함께 서로에 대한 고마움과 신뢰가 용솟음치는 것을 느낀다. 그렇게 큰 일을 겪어내고 가는 술자리는 참 즐겁고, 기분이 좋다.
 1,2 학년 때는 술자리가 그렇게 싫을 수가 없었다. 술을 마셔서 나 자신을 통제할 수 없다는 느낌이 싫었고, 데면데면한 사이인 선후배 또는 동기들과 술을 마심으로써 친해질 수 있다는 논리도 이해되지 않았다. 술 마시는 것 이외의 자발적, 적극적이고, 어려운 경험이 공유되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하지만 이것도 쉽진 않겠구나..)

2. 주량의 경우에는 딱 기분이 좋을 정도로 마시는 게 좋은 것 같다. 그 이상을 넘어가 버리면ㅜㅜ 어느 선배가 말한 것처럼 다량의 술은 감정의 솔직함보다는 감정의 과잉을 낳게 되는 것 같다. 평소 마시던 것보다 더 마시다 보니 자기연민에 빠져 드라마 주인공이 된것 마냥 생각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 참 난감하다. 적당한 감정표현은 건강에 좋고 필요하기도 하지만 감정과잉의 웅덩이 속에서 허우적대는 것은 주의해야겠다.
 술을 적정량보다 더 마시게 될 때 느끼는 또 한가지는 내가 남의 생각이나 감정에 대해 너무 쉽게 이해하는 것 같이 행동하거나 그에 대해 판단을 하고 섣불리 조언을 주려고 하는 경향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홍상수 감독의 최신작의 제목대로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말이다.

술, 생각보다 어렵구나.

Posted by beinme
일상2009. 5. 9. 17:01

(part 2) 전동성당 계단에 앉아 꽈배기 도너츠를 먹고 난 뒤에 한옥마을 입구로 들어섰다.
 토요일과 일요일의 전주 날씨가 흐리고 비온다고 해서 시무룩한 마음으로 선글라스를 빼고 우산을 쑤셔넣어서 왔건만 웬걸;;; 햇빛이 너무 쨍쨍해서 눈이 부실 정도였다. 잔뜩 광합성하면서 쭉쭉 걷다보니 쌍샘길로 들어서니 한옥마을을 위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언덕에 자그마한 공원을 조성해놓았다. 산 위에서 날카롭게 솟은 육각면체 건축물들은 많이 봐왔지만 한옥의 넉넉한 곡선들을 위에서 보기는 처음이었다. "우와~ 위에서 보니까 되게 귀엽다~"
 쌍샘길 따라 올라가면 나오는 작은 산책로
 정처없이 걷다보니 어느새 향교길을 걷게 되었는데 실제 주민들이 살고 있는 모습을 보니 신기했다. 뒤에서 어떤 할아버지가 "아이고 너네는 어떻게 키가 똑같으냐-" 라고 하시자 우리는 "저희 쌍둥이에요~"라고 대답했다. 이를 생각해보니 서울보다 전주 사람들이 낯선 이들에게 더 쉽게 다가가는 것 같다. 서울에서는 자기가 아는 사람 외에는 거의 관심을 주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말이다. "ㅇㅇ 할아버지 어디로 가세요?" 라며 주민들끼리 안부를 묻는 모습도 정겹게 느껴졌다.

 전통찻집 다로에서 차로 잠시 목을 축였다. 차를 마시고 있으니 차 한 모금에 걱정과 짜증, 분노를 조금씩 녹이라는 어느 스님의 말이 떠올랐다.

 다시 길을 나선 우리는 또다시 걷기 시작했다. 걷는 일은 참 좋은 것 같다. 건강에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내 주위의 것들을 찬찬히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것 같다. 물론 차로 이동하면 덜 피로하겠지만 쓰윽-지나쳐온 그 길에 내가 놓친 그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면 여행에서는 되도록 많이, 오래 걷고 싶은 심정이다.


'복'이라고 씌여있는 기와집 지붕이 눈에 들어온다. 집안에 복이 깃들게 하기 위해 그랬나보다. 저도 복 주세요!~ㅋㅋ

어린 시절 기억으로 처음으로 내 돈 주고 사 먹은 것이 솜사탕이었던 것 같다. 먹기도 좋지만 바라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살랑거리는 것 같다. :)


'이름없는 카페'(이게 정말 카페 이름이다ㅋㅋ 간판은 없고 건물만 있다ㅎ)의 유리창에 비친 건너편 길가의 한옥과 사람들이 살짝 몽환적인 느낌을 줘서 찰칵.

흰색 벽에 강렬한 빨간색 꽃을 심어주는 누군가의 센스!ㅋ

 전주는 묘한 공간이었다. 영화의 거리, 한옥마을과 같이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요소들이 공존한다. 전통과 현대, 과거와 현재. 전주시는 과거를 부정하지도, 그렇다고 과거를 고집하지도 않는다. 이건 공간적인 차원에서의 얘기지만, 개인적으로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자신의 과거를 수용하면서 동시에 그것을 바탕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사람. 

 버스에서의 깊은 잠에서 깨어나니 모든 일이 꿈만 같이 느껴진다. 전주에 홀려버린 것 같다. 길게 늘어선 가로등의 오렌지색 불빛이 서울에 도착했음을 알려준다.

Time to wake up and go home.
Posted by beinme
일상2009. 5. 9. 15:45

 (part 1) 오늘은 한옥마을과 경기전, 전동성당 등을 둘러보기로 했다. 영화제와 함께 마침 한지공예축제도 함께 하고 있어서 전주 전체가 축제 분위기에 들썩이는 듯 했다. 영화의 거리에서 나서서 지도 들고 여유있게 발걸음을 옮기니 어느새 경기전에 도착했다. 조선이 건국되며 왕기를 공고히 하기 위해 세워지고 태조의 어용을 봉안했다는 경기전은 그 취지에 걸맞게 그 규모가 정말 컸다.

경기전 바깥의 한 골목길 풍경

한지 공예품도 구경하다보니 눈이 팽팽 돌아간다. 어쩜 저렇게 색이 고울 수 있을까! 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 정도까지 쓰고 보니 슬슬 패닉이 밀려오기 시작한다... 이야기와 사진은 많고, 공간은 한정되어 있고. 으악!!)
 공예품 전시장에서 고개를 돌리니 전동성당이 고고한 자태를 드러낸다. 이 성당에서 영화 '약속'의 주인공 전도연과 박신양이 사랑의 언약을 맺었다고 한다. 서울의 성당이나 교회들은 주로 다른 건물들 사이사이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전동성당이 홀로 우뚝 서 있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더 위엄 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물론 전동성당의 건축양식 자체도 무척 고풍스러우면서도 멋스러웠지만, 공간의 여유를 두는 것 또한 건축이 그 빛을 발하는데 중요한 숨은 요소겠구나 라는 생각에 미치게 되었다.

  
Posted by beinme
일상2009. 5. 9. 15:02

 많이 기다리고 기대했던 여행이었다. 언제인가부터 전주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작년 이맘때쯤 전주에 놀러간 이야기를 해주던 선배언니의 말이 꿈결처럼 남아있던 탓이었을까. 또 작년 가을쯤에는 일본인 친구가 한국 도시 중에 전주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던 말에 어느샌가 '다음에 여행 가면 전주로!'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머리 한구석에 피어있었던 것 같다. 그러던 와중에 전주국제영화제 일정을 알게 되자 '기회다!' 싶어 전주갈 채비를 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정작 떠나기 전날은 기분이 최악이었다.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그래서 더욱 허탈하고 답답한 고통과 그 고통은 스스로 짊어지고 가는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대한 자각이 갑자기 엄습해왔다. 누구나 각자 짊어지고 가는 고통이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그다지 억울하지도, 혼자서만 슬퍼할 일도 아닐텐데. 그런데도 초연한 마음을 갖기란 참 어렵구나. 그래도 한바탕 분출을 하고 나니 어느정도 다시 평정을 되찾은 것 같다. (너무 무념무상에 빠져버렸는지도.)

 연휴의 시작이어선지 버스는 달팽이처럼 긴다. 전주 영화의 거리에 위치한 여관에 들어가니 시간은 벌써 열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매표소와 영화관 위치를 확인해볼 겸 잠시 나갔다가 나쵸칩 한 봉지와 캔맥주를 사들고 들어올 때 느끼는 소박한 즐거움이란ㅋ 그렇지만 번쩍이는 네온불빛과 북적이는 시내 한가운데서 잠을 청하려니 묘하면서 이상하게 쓸쓸한 느낌이 든다. 

 다음날 아침 일찍 현장표를 구매하고 나니 첫영화까지 시간이 애매해져서 영화의 거리를 구경해보기로 했다. 그러다가 한옥을 개조해서 만든 나무 라디오라는 카페 발견! 오랜 시간 줄서있느라 피곤했던 발을 달래며 커피와 토스트, 그리고 치즈케익을 먹으며 무한 행복을 느꼈다.


 
 이후의 시간은 영화 보고 밥먹고 영화 보고 간식 먹고 영화 보고 저녁 먹고의 연속이었다. 부천영화제 때도 느낀 것이지만 하루에 영화 4편 보는 일, 은근히 힘들다.>_< 4편을 넘어가서부터는 감상이며 비평이며 다 섞여버리게 되는 것 같다.ㅜㅜ (영화제에서 본 영화 평과 감상은 여기로) 
 전주 음식은 푸짐하고 맛있다. 간식 같은 것이라도 서울에 비해서 양이나 크기가 엄청나다. 와플의 두께가 서울 와플 두께의 2배는 족히 넘는 것을 보고 주현이와 기겁할 정도였다.ㅋㅋ 
(
(아;;올려놓고 보니 주현이와 내가 생선을 너무 심히 파먹은 티가 나는 것 같다;;ㅋㅋ)
온전히 영화와 함께하는 하루는 그렇게 즐겁고 '배부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Posted by beinme
일상2009. 5. 4. 23:06
 공기가 시원서늘하면서도 햇빛이 짱짱한 오늘 같은 날씨엔 발랄한 음악을 듣고 싶다. 이 날씨에다가 이어폰에서 음악이 흘러나오는 감촉을 느낄 수만 있다면 정말 최고겠구나 생각하면서 엠피스리를 들고 오지 않은 사실을 뼈저리게 후회한 오늘이었다. 
Posted by beinme
일상2009. 4. 7. 23:07




완연한 봄이구나-라고 느낀 하루. 따땃한 봄기운이 너무 한꺼번에 몰려와서 수업시간 내내 나른했다. 가만히 있다가는 중간고사겠구나 싶어 버스 타고 삼청동으로 훌쩍.

Posted by bein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