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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2.31 tears become...streams become... 1
archive2014. 12. 31. 12:50





Park Avenue Armory의 Drill hall 안에 있는 'tears become...streams become...'을 보러 갔다. 이 건물은 군사시설이자 사교공간으로 1861년에 지어졌는데 현재는 공연/설치예술/극장 등을 위한 예술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How many times have you cried in your life? How much fluid have you given to the world? Every day, every week, every month...A field of water. A field is endless - it goes on, and on, and on, and on. And as the water collects, the space it inhabits will never be the same again." -Douglas Gordon


이 작품은 이러한 생각에서 출발한다. 원래는 열흘 동안 Hélène Grimaud라는 피아니스트가 라벨, 리스트 등이 물을 모티브로 작곡한 작품들을 연주하는 동안에 서서히 이 공간이 물로 차오르게끔 했다. 그 결과는 위와 같이 물 속에서 공간이 뒤집어져서 보이는 심연과 같은 장관이다. 물을 바라보니 마치 한 평생 흘린 눈물이 담고 있는 헤아릴 수 없는 깊이와 아름다움을 목격하는 것 같아 눈물 나도록 먹먹했다. 물에 비쳐진 관람객의 모습을 보면서 이 눈물은 작고 유한한 존재인 우리를 초월하는 무언가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쁨의 눈물, 슬픔의 눈물, 고통의 눈물, 감동의 눈물. 모든 종류의 눈물은 생각해 보면 사람과 사람 간의 상호작용 혹은 사람의 행위로 인한 눈물이다. 우리의 마음과 마음이 함께함으로써 우리를 초월하는 그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는 것, 참 좋다.


나는 늘 혼자서 뭔가를 해결하고, 혼자서 어떤 일을 하는데 익숙해져 있었다. 그것이 자존심의 발로일 수도 있고 두려움의 발로일 수도 있는데(아니면 둘다) 어쨌거나 그랬기 때문에 함께 함으로써 이루어낼 수 있는 영역에 대해 무지했다. 그런데 연기는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강제로(?) 함께하는 연습을 하면서 내가 전혀 경험해 본 적 없는 영역의 가능성이 끝없이 펼쳐진다는 것을 느꼈다. 마치 비디오게임에서 한 고비를 넘기고 나서 있는 줄도 몰랐던 경로가 눈 앞에 나타나는 것처럼. 


그래서 의자에 앉아 심연의 물을 바라보면서 생각했다. 2015년은, 함께함으로써 나를 초월하는 한 해로 만들자. 내가 먼저 다가가고, 내가 먼저 마음을 열고, 내가 먼저 진심을 전하자. 그러면 내 앞에 펼쳐질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Posted by bein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