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엠 러브 (2011)
I Am Love
7.7- 감독
- 루카 구아다니노
- 출연
- 틸다 스윈튼, 플라비오 파렌티, 에두아르도 가브리엘리니, 알바 로르워쳐, 핍포 델보노
- 정보
- 드라마, 로맨스/멜로 | 이탈리아 | 120 분 | 2011-01-20
글쓴이 평점 
사랑은 ‘더딥블루씨’의 헤스터와 ‘아이엠러브’의 엠마에게 자기 자신을 찾게 해주는 계기다. 더 명확히 말하자면 생명력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기존의 삶을 박차고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게 해준다. 온몸과 마음을 지배하게 되는 열정적인 사랑을 찾게 된 이상, 그들은 그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
늘 조용하고 차분하던 엠마가 영화 마지막에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집을 나갈 때 마치 ‘인형의 집’의 노라를 보는 듯하다. 헤스터도 프레디와 사랑에 빠지고 주저 없이 그와 함께 살기 위해 집을 나선다. 이전의 삶이 보장하는 물질적인 부와 안정을 뒤로 하고 집을 나서는 이 두 여인을 보면 영화제목대로 이들이 얼마나 사랑으로써 존재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아이엠러브’는 엠마가 떠나는 장면으로 끝나지만 ‘더딥블루씨’는 헤스터가 남편을 떠나고 난 이후를 다룬다. 그 이후는 헤스터가 생각한 것처럼 기쁘지만 않다. 전투기 조종사였던 프레디는 현실세계에 적응하지 못하고 동네 펍에서 친구와 시간을 보낸다. 이 때문에 집세를 내기도 어렵다. 교양 있고 품위 있는 삶을 살아온 헤스터와 그렇지 않은 프레디는 사사건건 부딪히기 시작한다. 하지만 열정적인 사랑을 처음으로 경험해 본 헤스터는 끊임없이 그에게 다시 돌아간다. 결국, 그들의 사랑은 파국을 맞고 프레디는 헤스터를 떠난다. 헤스터는 프레디가 떠나고 울음을 터뜨리지만 프레디를 보내준다. 그리고, 다시 살아가기로 결정한다. 어쩌면 테렌스 데이비스 감독이 말한 것처럼 누군가를 진실로 사랑한다면 그 사람을 놓아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다시 살아간다는 것이 가장 용감한 사랑의 행위일지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