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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02 천안문 사태 20주년
일상2009. 6. 2. 20:43
 저번 주 타임지에 천안문 사태 당시 중국공산당 총서기였던 자오지양이 그 당시를 회고하면서 녹음한 테이프를 외국으로 반출하는데 성공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그리하여 이번에 출판된 책이 Prisoner of the State: The Secret Journal of Premier Zhao Ziyang 이다. 학생들의 시위에 대해 계엄선포하려는 당의 결정에 반대를 한 후에 모든 권력을 잃고 계속 집 안에 갇혀서 지내야만 했던 그였다. 천안문 사태 이후 20년이 지난 지금, 천안문은 중국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자오지양은 회고록에서 천안문 사태는 당의 잘못된 결정이었고, 미래를 위해서는 민주주의로 나아가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타임지 기사(Tiananmen Ghosts : The secret memoir of a fallen Chinese leader) 

그런데 중국인들은 과연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까? 중앙일보에 난 기사(천안문 사태?20년 전 일일뿐...)를 보면 "천안문 사태에 대해서는 뚜렷한 기억이 없다"거나 "먹고 살기 바쁜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 꺼내지도 않는다"라는 반응이 나온다. 작년 여름에 스탠포드에서 오신 Andrew Walder교수님은 중국에서 천안문 사태는 거의 있지도 않은 사건처럼 되어버렸다고 말씀하셨다. 심지어 중국근현대사를 공부하러 스탠포드로 유학온 중국학생이 천안문 사태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을 정도였다고 하시니...;;; 역사를 모르는 것이 얼마나 섬뜩한 일인지 그 순간 '확'하고 느낀 것 같다.

 천안문 사태에 대해 계속 생각하다 보니 월더 교수님이 그 때 내주신 과제 주제가 생각났다. '제 2의 천안문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가? 자신의 답에 대한 근거를 대시오.' 중국에 내재된 정치 사회적 요소들이 너무 많아서 사실 일어날 수도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통신매체 발달로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고, 빈부격차가 심해지면서 사회적 불만이 높아지고 있지만 또다른 한편으로는 경제성장 속에서 중국 청년층의 정치적 무관심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어느때보다도 강력해지고 있는 중국의 민족주의 풍조도 당의 집권력을 공고히 하는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중국 청년층의 정치적 무관심(또는 당에 대한 지지)은 기본적으로 경제성장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성장이 꺾이거나 감소하는 그 순간에는 돌변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을 것 같다. 또 급속도로 사회가 다원화되는 상황에서 일당독재를 유지하고자 하는 발상 자체가 기형적이어서 언젠가는 무너지고 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중국은 지금이라도 천안문 사태에 대해 공식적으로 대응하여 민주주의를 향한 걸음을 시작할 수 없을까?

 
Posted by bein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