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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2.28 딴 세상 New Orleans-day2
  2. 2014.12.27 딴 세상 New Orleans-day1
일상2014. 12. 28. 06:49

뉴올런즈에서의 둘째날. Wink's Bakery에서 유명한 buttermilk drop으로 요기하고 프렌치 마켓과 St.Louis 성당을 둘러보기로 했다.



속이 정말 촉촉해서 너무 맛있었다ㅠ 또 신기했던 것은 이 빵집 사장은 배우이기도 하다는 사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봤던 영화 'Beasts of the Southern Wild'의 주인공인 Hushpuppy의 아버지 역으로 출연한다. 이 영화는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앞두고 뉴올런즈 저지대에 사는 사람들의 강인하고도 생명력 있는 모습을 그렸는데 정말 감명 깊게 본 기억이 난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있어서 구유장식이 실내에 놓여 있었다. 나는 늘 이렇게 규모가 큰 성당에 오면 새삼 종교의 힘을 실감한다. 종교적인 성향에 상관없이 숭고함에 의해 숙연해진다. Mamet이 말한 이성 이전의 원초적인 힘의 작동인가.

성당을 나서니 바로 앞에서 재즈 밴드가 기분 좋은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다. 내세적 세계관과 현세적 세계관이 함께 어우러지는 묘한 순간이었다.


Royal street를 거닐면서 상점 구경하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성당 바로 뒤에 있는 작은 골목. 이름은 Pirate's Alley.(나중에 들어보니 실제로 여기가 아이티와 가까운 항구도시라 훔친 보물들을 숨기거나 팔기 위해 해적들이 많이 오갔다고 한다.) 여기에는 소설가 윌리엄 포크너가 살면서 소설을 집필했다는 서점도 있었다.


아침에 지나갈 때도 자고 있었는데 해질녁에도 같은 포즈로 세상 모르게 자는 냥이.


저녁에는 chargrilled oyster를 먹으러 Acme Oyster House로 향했다. 맛있긴 했지만 내 입맛엔 너무 짰다ㅜ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이 날의 하이라이트는 Preservation Hall에서 들은 재즈였다. Preservation Hall은 1961년부터 뉴올런즈 재즈를 보호하고 증진시키기 위해 설립된 기관으로, 굵직굵직한 재즈 뮤지션들이 거쳐가거나 지금도 꾸준히 연주를 하는 곳이다. 재즈의 본고장인 뉴올런즈여서 막연히 좋을거라고만 생각했지만 이토록 좋을 줄은 몰랐다. 비 속에서 한 시간 동안 줄서서 기다리고 공연도 서서 봤는데도 15불이 아깝기는커녕 표가 더 비싸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Preservation Hall 내부. 작고 낡은 공간이었지만 오히려 그 느낌이 좋았다. 뮤지션들이 악기만 연주한 게 아니라 노래도 함께 불렀는데 그게 참 좋았다. 무더운 여름밤 미시시피 강변에서 강바람 맞으며 느릿느릿 걸어가다가 코너를 돌면 흘러나올 것 같은 음악이었다. 이 날 연주한 곡 중에서 'I want a little girl'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있어서 연주해준 'When the Saints go  marching in'이 특히 좋았다. 뮤지션 중에는 무심해 보이지만 무시무시한 드럼 실력을 보여준 조 할아버지가 기억에 남았다.

숙소에 돌아와 친구와 맥주를 마시면서 이런 음악을 들어볼 수 있어서 참 행복하다고 동감했다.

Posted by beinme
일상2014. 12. 27. 14:46

"America has only three cities: New York, San Francisco, and New Orleans. Everywhere else is Cleveland."

테네시 윌리엄스는 뉴올런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뉴올런즈의 역사만 보더라도 이해를 할 수 있다. 18세기에 프랑스와 스페인의 지배를 받으면서 프랑스와 스페인 문화가, 서부 아프리카에서 노예들이 건너오면서 크리올(Creole) 문화가, 18세기 중반에는 아카디안들이 이주하면서 케이준(Cajun)문화가 발달했다. 그리고 19세기에는 뉴올런즈가 미시시피 강을 낀 주요 항구도시였기에 이태리, 독일, 아일랜드에서 이민자들이 건너오면서 그들의 문화를 정착시켰다. 특이하게도 18세기 유럽 정복자들은 애초에 살고 있던 인디언들의 문화를 존중해 주었고, 노예들이 자유를 살 수 있게끔 해서 자유인으로 살아가는 아프리카인들이 많았다. 이런 역사가 지금까지 전해져 와선지 뉴올런즈에 도착하니 다양성과 포용, 자유로움을 당장 느낄 수 있었다.


이른 저녁에 도착해서 얼른 케이준 치킨과 Jambalaya를 먹고 크리스마스 불빛 장식을 보러 씨티파크로 향했다. 씨티파크는 뉴욕의 센트럴파크보다 50%나 더 큰 공원으로 오래된 떡갈나무로 유명하다고 한다.(제일 나이 많은 떡갈나무는 600살에서 900살이다!) 씨티파크 안에 있는 Morning Call에서 베니에(beignet)와 카페오레(cafe au lait)를 사서 입구로 서둘렀다. 급하게 움직이느라 사진도 못 찍었지만 베니에 정말 맛있었다ㅠㅠ 주로 사람들이 카페 듀몽드의 베니에를 많이 먹지만 평이 별로라 모닝콜로 갔는데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 게다가 24시간 운영하니 시도때도 없이 베니에를 먹을 수 있다!(으응?)


떡갈나무에 설치된 불빛 장식




내가 좋아하는 공룡까지!


미니 기차를 타고 공원 곳곳에 설치된 장식을 봤는데 아름드리워진 나무 사이사이로 장식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워낙 큰 공원이라 다음에는 낮에 와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공원 안에는 뉴올런즈 미술관도 있기 때문에 거기 들러도 좋을 것 같다. 

 


Posted by bein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