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16. 8. 5. 00:58


사랑니를 뺐다.


베갯잇에 묻은 피 섞인 침자국과

아무리 빨아도 지지 않는 멍 같은 생리자국이

나를 빤히 올려다본다.


내 몸은 자꾸만 무언가를 잃어간다.


입속의 빈공간을 혀로 조심스레 탐험한다.

그 속에는 지나간 꿈과 지나간 사랑과

지나간 내가 있다.


서른이 되면 나는 차곡차곡

채워져 있을 줄 알았는데

불현듯 찾아온 낯선 손님 같은 이 빈틈을

나는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달디단 여름 바람이 뺨을 스치운다.

Posted by beinme